며칠 전 태양이 신곡을 냈다. 오랜 공백을 깨고 솔로곡을 냈다. 태양의 솔로곡을 듣다가 이젠 전설이 되어버린 빅뱅의 존재가 새삼 반갑게 느껴졌다. 유종지미였으면 좋았으련만, 끝이 좋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던 빅뱅의 곡들은 부정하기 힘들 정도로 명곡이 참 많다. 결국 어릴 적 즐겨 들었던 빅뱅의 곡들을 들어야 했다. 이번에는 이 곡이 여운이 많이 남았다.
시간이 지나면 다 무뎌진다고 해도 그리운 사람의 존재는 점처럼 남아있는 것 같다. 점의 크기가 서서히 작아지든, 커지든 꽤 오랫동안 남아있는 것 같다. 상대를 향한 감정이 예상치 못하게 깊었더라면 예상치 못한 크기를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미세하게 남은 흔적을 뜻하지 않게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것 같다. 마치 어느 누군가가 남기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세월이 흘러도 뜨문뜨문 생각나게 해주는 것 같다. 무뎌져 가도 옛 추억을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다. 헤어짐의 무게를 담담하게 받아들여도 종종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예민한 날일 때면 그러한 모습에 짜증이 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답답해해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래도 나름의 노력을 해야 했다. 살아가야 했다.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마음속에 품어보기도 해야 했다. 다른 사람을 품어봐도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죄책감이 들어선다. 갑작스러운 죄책감에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한다. 마치 바람을 피우는 것 같은 심리적인 압박도 느껴진다. 그럴 때면 다른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살아가는 건가?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 하며 여러 생각이 든다. 마음속에 누군가를 품고 그리워한다는 것은 힘을 주기도 하지만 짐이 되기도 한다는 게 이런 연유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심한 사람은 일상생활에도 그 영향을 준다고 한다.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하고 삼대 욕구 중 하나인 식욕마저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러한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지금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그리운 사람들은 훗날 완전히 잊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지만, 그 사람들이 종종 생각나는 건 지금 내 곁에 아무도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외로운 마음에 아무나 끌어다 앉히는 것 같다. 만약 누군가와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면 이젠 그 사람들을 완전히 놓아주려고 한다. 왠지 난,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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